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여름 채소랑 곡물을 그릇 하나에 욱여넣고 오렌지즙을 뿌렸을 뿐인데, 자꾸 손이 갑니다.

*빨간 옷 속에 숨긴 죄악은 렌틸과 허브라이스. 포크로 가르는 순간 속이 와르르 무너지는 재미까지 챙겼습니다.

*더위에 지친 날, 숟가락 대신 그릇째 들고 싶어지는 서늘한 한 그릇. 리크와 감자를 곱게 갈아 하룻밤 재우고, 마지막에 민트 한 줌으로 반전을 넣었습니다.

*매콤한 훈제 향에 손이 멈추지 않는 원 팬 부리토 — 죄책감은 팬에 남기고 왔습니다.

*번 자리를 애호박이 차지했을 뿐인데 손이 멈추지 않습니다. 죄책감은 발사믹에 절인 토마토가 대신 짊어졌습니다.

*과일 접시인지 파스타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여름 샐러드. 포크를 내려놓을 핑계를 찾지 못했습니다.

*강황으로 노랗게 물든 쿠스쿠스에 타히니 드레싱을 끼얹었을 뿐인데, 왜 자꾸 손이 가는지는 묻지 않기로 했습니다.

*구운 감자와 검은콩 위에 고수 캐슈 크림을 끼얹었다. 죄책감은 뺐고 라임 향만 남겼다.

*삼계탕 대신 이거 끓였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하지만, 냄비 바닥까지 긁어먹는 건 똑같습니다.

*달콤한 과일과 아삭한 견과류, 상큼한 민트가 통밀 토르티야 안에서 자리다툼을 하는 랩. 불 앞에 서 있을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합니다.

*패티 대신 버섯을 통째로 구웠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지만 육즙 흉내는 완벽하게 넣었습니다.

*버터도 파르메산도 없이 이 정도 감칠맛이라니 조금 억울하다. 파스타에 한 스푼 비비는 순간부터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.

*달걀도 기름도 없이 두부 하나로 완성한 마요네즈. 죄는 안 넣었으니 듬뿍 발라도 됩니다.

*오늘의 죄악: 애호박 부침개 — 달걀 한 톨 없이도 겉바속촉,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얼음 틈 사이로 죄책감이 샐 자리는 없습니다. 수박과 키위, 딱 두 가지 색으로 완성하는 여름 신경전.

*야채인 척하지만 속내는 디저트에 가깝다. 드레싱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게 유일한 흠이다.

*그릴에서 통째로 구운 옥수수와 매콤한 치폴레 라임 크림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장미처럼 겹겹이 쌓아 올린 자두, 우아한 척은 다 하면서 숟가락은 멈추지 않습니다.

*젓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인 필리핀식 간장 볶음 쌀국수.

*새콤달콤 톡톡 터지는 알갱이들 사이에서 숟가락이 자꾸 길을 잃습니다. 죄책감 대신 산미만 챙겨 담았습니다.

*새콤달콤한데 은근히 매워서, 칩 한 조각으로는 절대 안 끝납니다.

*병아리콩은 오늘 쉬어갑니다. 라임과 고수가 끼어든 흰강낭콩 딥 앞에서 숟가락이 자꾸 딴짓을 합니다.

*그릴 자국은 진하게, 죄책감은 옅게. 갈릭 아이올리 한 스푼이 모든 알리바이를 완성합니다.

*무는 뿌리부터 잎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았습니다. 죄책감을 넣을 자리가 없어서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