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빵도 필요 없습니다. 숟가락 하나면 충분한 죄악의 시드버터 — 알고 보니 견과류는 한 톨도 안 들어갔습니다.

*치즈도 크림도 한 방울 없이 이렇게 진해도 되나 싶은 파스타 소스. 죄책감은 못 넣었지만 감칠맛은 아낌없이 넣었다.

*자두를 먼저 구워 즙을 바짝 졸인 다음에야 반죽 위에 올립니다. 손님상에 내놓고 레시피 안 알려주는 게 유일한 죄책감입니다.

*설탕 통째로 들이붓고 싶은 유혹, 겨우 참았습니다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건 저희 탓이 아닙니다.

*겉은 바삭, 속은 폭신 — 죄책감은 시럽과 함께 흘려보내는 아침 한 판.

*한 입 베어 물 때마다 포도알이 터지는 촉촉한 비건 머핀. 계란도 죄책감도 넣지 않았습니다.

*바나나 브레드를 구울 인내심이 없는 날을 위한 쿠키. 한 입 베어 물면 멈추기가 힘듭니다.

*잘 익은 딸기 속에 할라피뇨를 몰래 숨겼습니다. 첫입은 달콤, 두입째부터는 책임 못 집니다.

*땅콩버터 한 스푼이 만드는 반칙 같은 감칠맛, 한번 비비면 젓가락이 멈추지 않는다.

*병아리콩을 물에 불릴 인내심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. 렌틸콩이 20분 만에 그 자리를 훔쳤거든요.

*물, 설탕, 라임이 전부인데 냉동실 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열게 만든다.

*강판에 간 생고구마를 반죽에 그대로 섞어 구웠습니다. 디저트인지 아침 식사인지는 모르겠지만, 일단 한 조각 썰고 나서 고민하세요.

*달걀도 우유도 없이 두유 한 컵으로 완성한 팬케이크. 반죽보다 딸기가 더 많아 보이는 건 착시가 아닙니다.

*우유도 버터도 없이, 두유와 식초의 반전으로 완성한 촉촉한 버터밀크 시트. 코코넛 향이 층층이 스며들어 숟가락이 멈추지 않습니다.

*설탕과 버터를 먼저 녹이고 살구를 눕힌 다음, 다 구운 뒤에야 뒤집어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케이크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아침부터 케이크를 먹어도 되냐고요? 당근이죠.

*체에 거를 필요도 없이 5분 만에 끝나는 진한 견과류 밀크. 유일한 부작용은 다 마시고 나서도 계속 생각난다는 것.

*냉동 완두콩과 순두부를 갈아 만든 초록빛 크림소스, 봄이 아니어도 봄맛이 납니다. 포크가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.

*냄비 하나로 끝나는 든든한 국물 요리인데 알고 보니 죄책감 제로. 레몬즙 한 방울이 숟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반전이다.

*땅콩버터와 황설탕만으로 겉은 바삭, 속은 쫀득해지는 쿠키. 포크로 십자무늬를 내는 순간, 죄책감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.

*칼질 대신 필러질, 불 대신 레몬즙 — 5분이면 죄책감 없이 아삭한 게 완성됩니다.

*잘 익은 복숭아 하나로 나초 한 봉지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. 죄책감 대신 라임즙만 챙기세요.

*반죽부터 토마토 범벅이라 자르는 순간 파스타 소스 냄새가 납니다. 죄책감은 안 넣었으니 두 조각째부터는 마음 편히 뜯으세요.

*녹인 초콜릿과 두부만 믿고 얼렸을 뿐인데 입에서는 진한 벨벳이 흐른다. 죄책감은 얼리지 않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