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또띠아와 콩 필링을 여덟 겹으로 쌓아 오븐에 구운 타코의 재해석. 칼을 넣는 순간 층이 무너지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.

*기름 한 방울 안 썼는데 이 감칠맛이 말이 되나 싶다. 바삭한 자타르 빵 부스러기가 마지막 포크질까지 책임진다.

*닭 대신 콩과 채소가 우려낸 진한 국물, 매콤한 첫 숟갈부터 멈추기 어렵습니다.

*포크로 푹 파헤치면 마늘 향이 훅 올라오는 매쉬드포테이토 그라탕. 죄책감 대신 버섯 감칠맛만 잔뜩 챙겼습니다.

*당근을 이만큼 넣었는데 케이크보다 쿠키 쪽이 더 맛있다니, 이건 좀 반칙 아닌가요.

*된장과 허브로 조린 채소를 또띠아에 돌돌 말아 구웠을 뿐인데, 명절 상차림에서 제일 먼저 사라집니다. 죄책감은 조리법 어디에도 넣지 않았습니다.

*새콤함 뒤에 시나몬과 정향이 살짝 숨어있는 소스. 한 스푼 뜨는 순간부터 손이 멈추지 않습니다.

*당근과 고구마, 단호박이 한 냄비 안에서 몸을 섞어 낸 진한 크림 수프. 사과 한 알의 새콤함이 마지막에 반전을 만듭니다.

*레몬즙 두 스푼이 만드는 새콤한 반전, 한 그릇 비우고 나면 빵부터 찾게 됩니다.

*간장 대신 타마리, 죄책감 대신 밥 한 그릇을 더 얹었습니다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흠.

*향신료 냄새에 홀려 계속 젓다 보면 어느새 바닥까지 비우게 되는 스튜. 죄책감은 국물 속으로 증발했습니다.

*칠리 향 가득한 양배추 한 팬이면 밥 두 공기는 순삭. 죄책감 대신 아보카도 한 스푼만 얹으세요.

*드레싱까지 싹싹 긁어먹게 되는 샐러드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고기도 치즈도 없는데 어쩐지 필리 치즈스테이크 맛이 난다면, 그건 정상입니다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핫소스 한 병을 다 써버릴 각오로 끓이는 매콤 칠리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텍사스 카우보이들이 모닥불 앞에서 끓여 먹었다는 콩 스튜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. 훈연향과 칠리가 진하게 우러난 국물에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젓가락이 멈추지 않는 매콤 땅콩소스 볶음면. 죄책감은 소스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국물 한 숟갈에 소시지 향이 은은하게 감돕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치즈 한 조각 없이 치즈 맛을 내는 반칙 레시피. 죄책감은 오븐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할라피뇨와 훈제 파프리카가 뒤엉킨 얼큰한 국물, 한 숟갈에 무장해제됩니다. 죄책감 대신 아보카도 한 조각을 올리세요.

*곱게 으깬 고구마에 톡톡 씹히는 옥수수를 섞었을 뿐인데, 디저트인 척하는 반찬이 됐습니다.

*센 불도 기름도 없이, 타마리 한 스푼이 버섯을 고기처럼 만듭니다. 숟가락이 아니라 젓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함정.

*애호박인데 치즈 부린 것처럼 노릇하게 구웠습니다. 브로일러 3분이 만드는 작은 사기극.

*각 잡고 줄 세운 채소들 사이로 캐슈 드레싱이 스며드는 순간, 샐러드인데 왠지 나쁜 짓을 하는 기분이 든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