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고추장 대신 칠리파우더, 첫 숟갈부터 국자를 놓지 못하는 마성의 국물. 죄책감은 국물에 없습니다.

*고기 한 점 없이도 국물이 진해서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. 죄책감은 국물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달콤함의 범인은 설탕이 아니라 고구마입니다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새까맣게 태울 듯 구워 갈아낸 새빨간 수프,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노릇하게 구운 완자가 수프 속에서 폭신하게 풀어지는 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단호박과 버섯을 매콤한 마늘생강 소스에 볶아 또띠아에 욱여넣었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아삭함으로 승부하는 곁들임 요리 — 죄책감 대신 아삭 소리만 남깁니다.

*콜리플라워와 감자가 전부인데, 맛은 진짜 치즈보다 뻔뻔합니다. 죄책감은 국물도 없습니다.

*빵 찍어 먹으려고 만들었는데 숟가락으로 퍼먹게 되는, 죄책감 없는 스모키 딥.

*노랗게 우려낸 가을 한 그릇, 크림은 한 방울도 안 들어갔는데 자꾸 떠먹게 됩니다.

*사프란과 강황이 우려낸 황금빛 국물에 가지가 사르르 녹아들 때까지 끓였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고기 한 점 없이 이렇게 든든해도 되나 싶은 타코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칠리파우더 한 스푼의 마법으로, 밥 대신 퀴노아라는 사실도 잊게 되는 냄비 요리.

*겉은 노릇, 속은 촉촉한 고구마 크림 — 손님상에 내놓으면 순식간에 접시가 빈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다.

*디종 머스타드와 메이플시럽이 만나면 얌전한 맛은 없습니다 — 곁들임 요리인데 젓가락이 자꾸 그쪽으로 갑니다.

*손은 5분, 냄비는 5시간 — 나머지는 슬로우쿠커가 다 했습니다. 죄책감만 쏙 빼고 향신료는 진하게 우렸어요.

*불 한 번 안 켜고 15분 만에 완성하는 매콤 새콤 냉국, 한입 뜨면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함정입니다.

*슬로우쿠커에 재료 넣고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끝. 크림은 한 톨도 안 들어갔는데 입 안에서는 진한 크림수프 행세를 합니다.

*오늘의 배신자는 병아리콩입니다 — 그 자리를 군고구마가 통째로 차지했거든요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입니다.

*불 한 번 안 켜고 완성되는데 접시는 이렇게까지 화려해도 되나 싶다. 냉장고 파먹기의 얼굴마담.

*오븐에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게으른 죄악. 노릇하게 구운 감자와 양배추에 고소한 고수 캐슈 크림을 끼얹으면 숟가락이 멈추지 않습니다.

*옥수수를 갈아 끓였을 뿐인데 어쩐지 버터보다 중독적이다. 빵 한 조각으로 끝낼 생각이었다면 다시 생각하시길.

*당근케이크가 먹고 싶은 아침 7시, 오트밀에 그 영혼만 몰래 넣어봤습니다. 죄책감은 시나몬 향에 묻혔습니다.

*크림도 치�즈도 없는데 이렇게 진하고 부드럽다니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