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레드와인 한 잔의 여운이 진하게 남는 냄비 요리. 죄책감은 국물 속에 녹여 없앴습니다.

*코코넛 커스터드에 바나나를 켜켜이 쌓았을 뿐인데, 포크가 멈추지 않습니다.

*겉은 생일 파티, 속은 두부도 달걀도 없는 정직한 반죽. 촛불을 꽂을 핑계만 있으면 언제든 죄를 짓기로 했습니다.

*반죽에 단호박을 으깨 넣어 색도 냄새도 완전히 다른 시나몬 롤. 죄책감은 안 넣었는데 아이싱까지 긁어먹게 됩니다.

*압력솥에 재료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끝. 마지막에 붓는 캐슈크림이 이 수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데려갑니다.

*겉은 슈가파우더 눈밭, 한입 베어물면 촉촉한 붉은 반전. 초콜릿인 척 시치미 떼다 들키는 레시피.

*땅콩버터를 국자로 퍼 넣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든든한 한 그릇. 밥 한 숟갈 말면 그날 저녁 고민은 거기서 끝납니다.

*버터도 우유도 다 식물성인데 이렇게 부드러울 일이야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입니다.

*매운 거 괜찮다고 큰소리치다가 결국 그릇째 비우게 되는 딥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숟가락이 자꾸 소스 쪽으로 가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. 야채도 국수도 두부도, 일단 여기 찍고 보세요.

*오후 3시의 손이 이 쿠키 앞에서는 멈추지 않습니다. 죄책감은 아이싱에 넣지 않았어요.

*레드커리와 땅콩버터가 만나면 반칙이죠. 죄책감은 팬 위에서 다 졸여버렸습니다.

*달걀 없이도 이렇게 폭신할 일인가. 초콜릿 프로스팅까지 올리면 생일이 아니어도 자축하게 된다.

*겉은 진한 초콜릿, 속은 되직한 땅콩버터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발효를 기다릴 인내심 따위 없는 사람을 위한 빵. 베이킹소다가 대신 부풀려주고, 숟가락 대신 칼이 먼저 향합니다.

*가을만 되면 짓는 죄가 있습니다. 범인은 단호박과 시나몬, 그리고 멈추지 않는 손.

*손님 초대 전날 밤엔 죄책감 대신 반죽만 재워두세요. 다음 날 아침엔 오븐이 다 알아서 합니다.

*버터도 달걀도 없이 이렇게 폭신할 일인가. 죄책감은 시럽에만 부어주세요.

*고기 없이도 육즙 각이 살아있는 스테이크. 죄책감은 기름기와 함께 쏙 뺐습니다.

*죄악의 부스러기 한 조각. 마카다미아의 고소함과 화이트 초콜릿의 달콤함이 만나면 손이 멈추질 않습니다.

*크림 파스타인데 크림이 없습니다. 캐슈넛과 시금치가 몰래 저지른 짓이죠.

*캐러멜라이즈드 양파와 잘게 다진 버섯, 고구마를 겹겹이 쌓아 바삭한 페이스트리로 감쌌습니다. 나이프로 가르는 순간 소리부터 반칙입니다.

*채소인데 스테이크라고 우겨봤습니다. 마늘고추기름을 겉면 구석구석 발라 구우면 나이프질이 아까울 만큼 부드러운 속살이 나옵니다.

*향신료에 흠뻑 재운 콩고기가 팬 위에서 노릇하게 그을리는 순간, 죄책감은 냉장고에 두고 왔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