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애호박이 들어갔다는 건 한입 베어물기 전까진 아무도 눈치 못 챕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관자인 척하는 야자순, 레몬버터 소스는 진심입니다. 손님상에 내놔도 들키지 않는 한 그릇의 사기극.

*버터도 치즈도 없이 이렇게 진하게 감길 일인가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겉은 새침하게 코팅된 초콜릿, 한 입 베어 물면 코코넛크림 가나슈가 사르르 녹아내립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버터 향 가득한 크러스트에 새콤달콤한 블랙베리를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슈가파우더 눈밭 아래 숨은 건 흑설탕과 생강의 진한 죄악.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접시는 이미 비어 있습니다.

*오늘의 죄악: 진한 코코아와 잘 익은 바나나로 구운 브레드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오늘의 죄악: 렌틸 코프타 케밥 — 캐슈 차지키에 찍어 먹다 보면 꼬치가 금세 바닥납니다.

*양파를 30분간 태우듯 볶아 단맛을 끌어낸 뒤 계피와 넛맥으로 마무리한 단호박 수프. 죄책감은 국물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땅콩버터 듬뿍 넣은 소스에 채소를 통째로 담갔습니다. 샐러드인데 이렇게 든든해도 되는 걸까요.

*오늘의 죄악: 코코넛 고구마 커리 — 밥 한 그릇 뚝딱,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.

*마늘기름에 타히니와 레몬즙을 풀어 만든 소스인데, 크림 파스타라고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비주얼이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겉은 바삭, 속은 촉촉—명절 식탁 한 귀퉁이를 조용히 접수하는 사이드 디시. 고기 없이도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.

*쿠키와 바나나 사이사이, 죄책감 대신 오트밀크 커스터드를 켜켜이 채웠습니다.

*고기는 한 톨도 안 들어갔는데 피자 위에서 존재감만은 육식파. 얇게 썰수록 유혹이 짙어집니다.

*치즈도 유제품도 없이 이렇게 진할 일이냐. 죄책감은 냉장고에 두고 왔습니다.

*가지와 렌틸을 층층이 쌓고 캐슈 크림을 부어 구운 그라탕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튀기지 않고 구웠다고 방심은 금물, 시나몬 메이플 글레이즈에 숟가락 아니 손가락이 멈추지 않습니다.

*마요네즈도 사워크림도 없이, 불린 캐슈로 만든 크림에 고수와 파슬리를 듬뿍 넣었습니다. 샐러드에 부어도 채소 딥으로 먹어도 숟가락이 멈추지 않습니다.

*속을 꽉 채운 통파프리카, 치즈가 녹아내리는 순간 포크질을 멈출 수 없습니다.

*구운 고구마 속을 파내고 죄책감 대신 라임 향 아보카도 소스를 가득 채웠습니다. 포크질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달걀도 유제품도 없이 병아리콩 삶은 물만 휘핑해 완성한 머랭 쿠키. 겉은 바삭, 속은 폭신 — 죄책감은 애초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.

*가을이 통째로 팬 위에 눌어붙은 아침. 계란 한 알 없이도 겉바속촉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.

*훈제 파프리카 한 스푼이 국물 전체를 다른 차원으로 데려갑니다. 마늘빵을 옆에 두세요, 그릇 바닥까지 긁어먹게 될 테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