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라이스페이퍼 한 장에 죄를 지을 재료는 없다 — 있는 건 아삭한 채소와 달콤한 망고, 그리고 멈출 수 없는 땅콩소스뿐.

*압착 귀리와 물만 있으면 5분 안에 끝나는 귀리우유입니다. 마트에 우유 사러 갈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썰어서 절이기만 하면 끝. 라면 위에도, 비건버거 사이에도 몰래 얹으면 존재감을 숨길 수 없습니다.

*썰고 섞기만 하면 끝인데 마늘빵이 자꾸 당깁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손에 소스 묻혀가며 뜯어야 제맛인 여름 메인 요리. 죄책감 대신 냅킨을 준비하세요.

*블렌더 딱 한 번 돌리면 끝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인스턴트커피와 설탕을 미친 듯이 휘저으면 죄책감 대신 구름이 생깁니다.

*브라우니, 짭짤한 캐러멜, 진한 가나슈까지 삼중으로 쌓아 올린 디저트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냄비 하나, 5분이면 완성되는 아침의 죄악. 호박죽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디저트였다.

*치폴레 블랙빈 소스에 흠뻑 적신 채소를 돌돌 말아 구웠습니다. 손님상에 냈다간 레시피부터 캐물을 각오 하세요.

*참치인 척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비트, 근데 자꾸 속아주고 싶어지는 맛.

*고기 없이도 진하고 묵직한 라구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버터 향 가득한 페이스트리 속에 짭짤한 소시지 소를 돌돌 말아 넣었습니다. 한 조각 집는 순간부터 손이 멈추질 않습니다.

*매쉬드포테이토 위에 한 국자만 부으면 그날 저녁 식탁의 주인공이 바뀝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고기 한 점 없이도 냄비 바닥까지 든든한 매콤함, 죄책감은 이 냄비 어디에도 넣지 않았습니다.

*고구마와 곡물, 아삭한 채소가 매콤달콤한 땅콩소스에 뒤엉킨다. 포크 대신 숟가락을 든 게 유일한 실수.

*버터는 다 식물성인데 겹은 다 진짜입니다. 한 겹씩 뜯어 먹다 보면 어느새 바구니가 비어 있을 거예요.

*치킨 없이도 화끈합니다. 바삭하게 구운 콜리플라워에 매콤한 버팔로 소스를 입히고, 캐슈 크림으로 불을 살짝 꺼봤습니다.

*민초파와 반민초파의 오랜 논쟁, 이 컵케이크 앞에서는 의미가 없어집니다. 오레오 조각이 씹힐 때마다 숟가락 대신 손이 먼저 나갑니다.

*가을이라는 핑계로 마시는 디저트 음료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 하룻밤 불릴 인내심이 없어도, 15분이면 충분합니다.

*우유 한 방울 없이 낸 진한 크리미함. 수프에 한 스푼 넣는 순간, 아무도 눈치채지 못합니다.

*버터향 폭발하는 페이스트리에 바질 페스토와 아스파라거스만 올렸을 뿐인데, 손님상 비주얼 고민이 통째로 사라집니다.

*칼질 한 번 없이 블렌더 버튼만 몇 번 눌렀을 뿐인데, 나초 봉지가 남아나질 않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