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쌀 한 톨 없이도 한 공기 뚝딱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알람보다 확실하게 정신이 번쩍 드는 한 모금. 죄책감은 안 들어갔고 알싸함만 잔뜩 들어갔습니다.

*밤새 물에 담가둔 캐슈넛이 다음 날 아침엔 크림이 되어 있습니다. 죄책감은 씻어서 버렸습니다.

*생선 없이도 스시집 부럽지 않은 맛 — 죄책감 대신 바삭함만 말았습니다.

*치킨 한 조각 없이도 든든한 국물, 두부가 다 했습니다. 죄책감은 냄비 밖에 두고 오세요.

*가지가 이렇게 고기처럼 굴 일인가 싶은 파스타. 죄책감 대신 마늘 향만 잔뜩 넣었습니다.

*가장자리는 새까맣게, 속은 촉촉하게 — 태워도 죄책감 없는 유일한 채소입니다.

*샐러드인데 자꾸 리필하게 되는 이유, 크루통 탓만은 아닙니다.

*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 달콤짭짤한 마늘간장 소스가 브로콜리 한 접시를 밥도둑으로 바꿔놓습니다.

*버터에 볶은 양송이와 두부-미소 크림이 만나 냄비 하나로 완성되는 진한 파스타. 크림은 진한데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*버터 향 가득한 반죽 한가운데, 새콤달콤한 라즈베리 잼이 죄악처럼 콕 박혀 있습니다. 숟가락 대신 손이 자꾸 쿠키 통으로 향하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접시를 물들이는 새빨간 비트 앞에서 포크질이 멈추지 않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버터도 우유도 없이 이렇게 겹겹이 부서질 일인가 — 죄책감은 반죽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마늘 두 쪽으로 밥 한 공기를 다 비우게 만드는 반찬 —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간장과 메이플시럽으로 입힌 훈연향,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합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칼 한 번 안 대고 두부를 재우기만 했는데 새콤 짭짤한 페타가 됩니다. 죄책감은 이 병 안에 없습니다.

*병아리콩을 바비큐 소스에 조려 또띠아에 돌돌 말았습니다. 죄책감은 소스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재료 여덟 개, 냄비 하나, 팔 힘만 있으면 완성되는 카레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비트를 달달하게 구워 넣었더니 죄책감 대신 자꾸 손이 갑니다. 고소한 타히니 드레싱이 마지막 한 입까지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.

*이스트도 치대기도 없이 뚝딱 완성되는 빵. 죄책감은 반죽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병아리콩은 잠시 쉬어가시죠. 냉동실 속 풋콩과 타히니가 만나 5분 만에 완성되는 초록빛 딥, 크래커 한 장으로는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.

*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 달걀 대신 사과소스, 잘 익은 바나나 향이 진하게 남는 브레드입니다.

*고기 한 점 없이도 이렇게 든든할 일인가. 죄책감은 마리나라 소스에도 넣지 않았습니다.

*오늘의 죄악: 땅콩버터 오트밀 바 — 죄책감은 넣지 않고 땅콩버터만 듬뿍 넣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