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새콤한 자몽즙에 아보카도가 슬며시 녹아드는 샐러드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마늘로 우려낸 든든한 국물에 두부와 옥수수까지 꽉 채우고, 죄책감만 쏙 뺐습니다. 고수와 라임즙이 마지막에 알싸하게 치고 올라와 숟가락을 놓기가 힘듭니다.

*버터 한 스푼 없이도 크러스트는 바삭합니다. 죄책감은 애호박처럼 얇게 저몄습니다.

*까맣게 반점 핀 바나나, 버리기 전에 얼려두세요 — 나중의 내가 스무디 한 잔으로 감사 인사를 할 겁니다.

*모차렐라 대신 연두부, 죄책감 대신 바질 향. 손님상에 10분이면 충분합니다.

*굳어버린 식빵에게 두 번째 인생을 선물하는 디저트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숟가락을 멈추게 하는 건 버섯향뿐, 죄책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.

*버터도 고기도 없이 이렇게 진한 감칠맛이 나는 게 함정 — 캐러멜 양파와 버섯이 피타빵 속에서 사고를 칩니다.

*새콤달콤 살구가 오븐 속에서 잼처럼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동안, 바삭한 오트밀 토핑이 숟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만듭니다.

*향신료를 진하게 우려낸 시럽 하나면 아침마다 카페 대신 내 손으로 완성하는 라떼. 죄책감은 우려내지 않았습니다.

*토마토 한 알을 그릇 삼아 퀴노아와 검은콩을 꾹꾹 눌러 채웠습니다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겨자씨 튀는 소리부터 죄스럽게 맛있는 수프. 코코넛밀크의 유혹에 넘어가면 그릇 바닥까지 긁게 됩니다.

*우유도 계란도 없는데 이렇게 부드러울 일이야?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잘 익은 바나나 향과 초코칩이 콕콕 박힌 든든한 한 조각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덜 익은 토마토라고 얕보지 마세요. 겉은 바삭, 속은 새콤 — 손이 자꾸만 갑니다.

*마리네이드 아티초크와 병아리콩이 레몬드레싱을 만나면, 접시에 오래 머무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.

*버터 없이도 겹겹이 부서지는 비스킷에 고소한 그레이비를 듬뿍 끼얹었습니다. 포크가 아니라 숟가락이 필요한 아침입니다.

*매콤한 살사 베르데에 폭 잠긴 단호박 엔칠라다. 죄책감은 재료 목록에 없습니다.

*크림 한 방울 안 들어갔는데 이렇게 진한 초록이라니, 숟가락을 내려놓기가 더 어렵습니다.

*숟가락 대신 막대를 쥐는 죄악, 얼릴수록 더 사악해집니다.

*라임즙과 커민 향을 입은 검은콩과 퀴노아, 냉장고에 넣어둘수록 자꾸 손이 갑니다. 죄책감 대신 넣은 건 라임 제스트뿐.

*보드카는 넣지 않았지만, 알싸하고 짭짤한 죄악의 기운은 고스란히 담았습니다.

*마요네즈 한 방울 없이 이 정도 감칠맛이라니 반칙이다. 자꾸 손이 가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크림은 듬뿍, 죄책감은 조금도 넣지 않은 병아리콩 커리입니다.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유일한 부작용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