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버터도 달걀도 없이 코코넛밀크만으로 촉촉함을 냈는데, 겉은 바삭한 코코넛 토핑이 덮고 있어 한입 베어 물면 휴양지 기분이 난다. 죄책감은 안 넣었고 리필 욕구만 넣었다.

*향신료 냄비 하나로 그날 기분까지 갈아엎는 인도식 콩죽. 죄책감은 커민 향에 다 타서 날아갔습니다.

*아침 식탁의 작은 사치 — 메이플 글레이즈가 마르기도 전에 손이 먼저 갑니다.

*기름 한 방울 없이 볶았는데 이 감칠맛이라니, 젓가락이 자꾸 배추만 쫓아갑니다.

*타코에도 비빔밥에도 숟가락째로도 어울리는 팔방미인 소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칼로리 얘기는 안 할게요. 겉은 바삭, 속은 걸쭉한 콩크림 — 손이 자기도 모르게 두 개째로 갑니다.

*버터도 달걀도 없이 이렇게 바삭할 일인가 싶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지만 손이 멈추지 않는 부작용은 있습니다.

*포크가 멈추지 않는 매콤 새콤 당근오이 무침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설거지거리는 프라이팬 하나뿐, 죄책감은 없음. 밥 위에 부어 먹는 순간 야근한 보람이 생긴다.

*기름 한 방울 없이도 감칠맛은 흘러넘치는 3분 볶음. 죄책감은 소스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새콤달콤하게 조려낸 딸기와 루바브,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 오버나이트 오츠에 한 스푼 얹는 순간 아침 식탁이 디저트가 됩니다.

*새콤한 루바브와 딸기에 피클 할라피뇨 한 스푼을 더했을 뿐인데, 칩 한 봉지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.

*아삭한 초록과 고소한 타히니가 만나면 죄책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. 곁들임인 척하다가 자꾸 본식을 뺏어가는 샐러드.

*토마토와 올리브가 만든 짭짤한 지중해 국물에 콩과 현미밥을 끓여낸 원팬 요리. 죄책감은 재료 목록에 없습니다.

*아삭한 셀러리와 짭짤한 그린올리브 사이로 대추야자 단맛이 슬쩍 끼어드는 지중해식 샐러드입니다. 타히니 드레싱에 자꾸 손이 가는 건 저희 탓이 아닙니다.

*고추장 한 스푼이 죄책감 없는 매콤함을 만듭니다. 밥 한 그릇 뚝딱, 설거지거리는 냄비 하나뿐.

*향신료 냄새만 맡아도 이미 죄를 짓는 기분. 숟가락을 들 핑계는 딱히 필요 없다.

*아몬드버터와 메이플시럽으로 낸 드레싱이 은근히 손을 자꾸 가게 만듭니다. 샐러드인데 디저트처럼 먹게 되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.

*검은콩, 강낭콩, 흰강낭콩이 토마토 국물에 뭉근히 끓어오르는 인도식 커리 — 숟가락을 내려놓을 핑계를 찾지 못했습니다.

*대추야자를 눌러 만든 바닥층 위에 피칸, 타히니, 초콜릿을 층층이 얹어 얼리기만 하면 끝. 오븐은 피칸 구울 때 딱 한 번만 켭니다.

*겉은 바삭 속은 포슬포슬한 허브감자를 레몬 차이브 소스에 찍어 먹다 보면 한 접시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. 죄책감은 이 레시피에 넣지 않았습니다.

*코코넛밀크 속에서 병아리콩과 시금치가 살랑살랑 헤엄치는 원팟 커리.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입니다.

*겉은 슈가파우더 눈밭, 한입 베어물면 레몬향이 훅 퍼지는 쫀득한 반전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북아프리카산 매운맛과 인도식 커리가 국물 안에서 눈이 맞았습니다. 죄책감은 국자에 담지 않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