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기름 한 방울 없이도 이렇게 조여올 일인가. 된장의 감칠맛과 칠리의 잔열이 숟가락을 자꾸 되돌아오게 만든다.

*자꾸 손이 가는 마늘 한 알의 비밀은 딜과 겨자씨뿐입니다. 냉장고에서 2주만 기다리면, 참을성 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.

*마요네즈 한 스푼 없이 이 정도로 꾸덕해도 되는 걸까요. 콜슬로에 부어놓고 숟가락으로 몰래 떠먹어도 아무도 모릅니다.

*바삭한 크러스트 위에 진한 크림치즈, 그 위에 새콤달콤 딸기까지 —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 조각씩 몰래 꺼내 먹게 됩니다.

*후무스와 케이퍼로 빚은 크리미한 시저 드레싱에 마카로니를 흠뻑 적셨습니다. 파티에 들고 가면 그릇째 사라지는 게 유일한 흠.

*소금에 절인 오이를 캐슈 크림 드레싱에 버무렸을 뿐인데, 손이 계속 갑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생크림 한 방울 없이 후무스로만 낸 크림소스인데,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 게 유일한 부작용입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토마토를 그릇 삼아 바질 향 가득한 밥을 채워 구웠습니다. 마지막 한 술까지 그릇째 비우게 되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.

*고소함에 죄가 있다면 범인은 잣과 바질입니다.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게 유일한 부작용.

*여름밤 칵테일 한 잔의 기분만 슬쩍 훔쳐온 아이스바. 취기는 없어도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.

*피타칩 한 봉지가 순식간에 바닥나는 이유. 기름 한 방울 없이도 그리스 해변의 새콤짭짤함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.

*새콤달콤 아삭아삭, 포크가 멈추지 않는 슬로우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그 버거의 킥을 파스타 그릇에 옮겨 담았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냉동실 문을 몇 번이나 열게 만드는 범인. 귤 통조림 하나로 여름을 통째로 얼려버렸습니다.

*오븐도 죄책감도 필요 없습니다 — 푸드프로세서 하나로 10분이면 끝나는 한입 디저트.

*기름 한 방울 없이 완성되는 죄악의 디핑소스 — 숟가락 대신 손가락이 먼저 갑니다.

*바질과 잣을 갈아 넣은 초록빛 페스토를 병아리콩과 현미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. 죄책감은 못 넣었고, 바질 향만 진하게 남았습니다.

*새콤달콤한 귤 드레싱에 고소한 참깨를 더한 초록빛 죄악. 기름 한 방울 없이도 손이 계속 갑니다.

*썰 것도 없이 봉지째 뜯어 버무리기만 하면 끝나는 샐러드. 드레싱에 후무스가 들어간다는 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.

*딸기를 두 번 넣었습니다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삶은 비트와 후무스가 만나 순식간에 완성되는 핑크빛 드레싱. 샐러드에 끼얹는 순간 초록 잎들도 조용히 항복합니다.

*냉장고에 잠자던 찬밥의 화려한 인생 2막. 죄책감은 넣지 않았습니다.

*텃밭에 넘치는 애호박 처리할 핑계를 찾다가 만든 만능 소스. 파스타에도 밥에도 다 어울려서 매번 다르게 먹는 게 유일한 함정입니다.

*불 한 번 안 켜고 25분 만에 손님상 완성. 죄책감은 재우지 않았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