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에 나쁠 것처럼 생긴 음식만 모았습니다.
죄책감은 셀프입니다.

*문어와 감자를 노릇하게 굽고 파프리카 가루를 듬뿍. 접시 한 장으로 식탁의 국적이 바뀝니다.

*마늘과 페퍼론치노, 마지막은 버터. 홍가리비가 벌어지면 식탁도 슬슬 준비할 때입니다.

*마늘 향이 밴 올리브유에 새우가 퐁당. 팬째 식탁에 올리는 편이 설거지에도 분위기에도 이롭습니다.

*노릇한 연어에 홀그레인 크림소스. 집에서 차린 접시인데 괜히 포크를 한 번 더 닦게 됩니다.

*쌀에는 전복 내장의 감칠맛, 위에는 버터에 구운 전복. 뚜껑을 여는 순간이 오늘의 하이라이트.

*온도를 세 번 올리는 동안 에어프라이어가 일합니다. 껍질을 까면 쫀쫀한 구운계란.

*다진 새우를 동그랗게 빚고 계란을 풀었습니다. 이름은 완탕, 매력은 탱글한 새우완자에 있습니다.

*통골뱅이와 고추가 만든 뜨끈한 한 냄비. 국물 한 숟갈이면 안주가 제 할 일을 다합니다.

*칼집 사이로 버터가 스며든 전복. 마늘까지 남김없이 집어 먹게 됩니다.

*팬에서 한 번, 에어프라이어에서 한 번. 바삭한 먹태에 청양마요를 찍으면 대화가 잠깐 끊깁니다.

*몽글몽글한 계란에 들기름 한 바퀴. 숟가락이 쉬어 갈 틈이 없습니다.

*마트 후무스가 왜 퍽퍽한지 알게 되는 레시피. 타히니를 레몬즙에 먼저 유화시키면 숟가락이 소리 없이 들어가는 질감이 나옵니다. 한 통 다 먹고 나서 후회하는 건 본인 몫.

*부추 듬뿍, 튀김가루 반죽은 바삭하게. 연두 한 큰술로 간까지 한 번에 끝내는 부추전.

*껍질 벗기고 두툼하게 썰어 두 번 굽는다. 겉은 노릇하게 캐러멜이 앉고 속은 촉촉한, 길거리 장작구이의 실내용 버전.

*껍질 벗기는 게 전부인 요리. 그 30분의 노가다가 맛의 9할이고, 나머지는 냉장고가 알아서 합니다. 오래 기다릴수록 맛이 깊어지니, 아삭함과 깊은 맛 중 뭘 원하는지에 따라 재우는 시간을 고르세요.

*가지랑 비건민스를 한 팬에 다 때려넣으면 죽이 됩니다. 따로따로 구워서 갈색을 입히고, 다시마 한 조각으로 토마토의 감칠맛을 끌어올린 라구. 치즈 없이도 소스가 면에 착 감기는 이유는 마지막 2분에 있습니다.

*바게뜨 한 줄을 열 쪽으로 썰어 다섯 가지 얼굴을 만들었습니다. 새콤한 것으로 시작해 짭짤한 것을 지나 달달한 것으로 끝나는 순서까지 정해뒀으니, 아침 식탁에서 코스 요리를 하는 척할 수 있습니다.

*파케리는 소스를 표면이 아니라 안쪽에 가둡니다. 그래서 소스를 두 배로 잡았습니다. 치즈도 생크림도 없이 냄비 바닥을 긁게 되는 게 유일한 부작용입니다.

*토마토 속을 파내고 올리브·케이퍼·허브를 채워 오븐에 굽습니다. 접시에 올려두면 꽤 그럴싸한데, 실제로 한 일은 '토마토에 뭘 넣고 구웠다'가 전부입니다.

*썰고 쌓고 굽는 게 전부인데 상에 올리면 제일 그럴듯해 보이는 요리. 집들이 때 유용합니다.

*멸치가루 물에서 시작해 단단한 것부터 차례로. 된장은 마지막에 물에 풀어야 향이 안 날아갑니다.

*김치를 참기름에 먼저 볶는 순서만 지키면 됩니다. 콩비지가 그 기름을 다 안고 뭉근해져요.

*내장을 먼저 볶는 게 이 국의 전부입니다. 미역이 그 초록빛을 다 빨아들이면 육수는 거들 뿐이에요.

*양념장 섞고, 썰어 넣고, 마지막에 명란만 톡. 물 400ml에서 시작해 간 보고 조절하는, 계량이 있는 찌개입니다.